지원회화 - 헥토르×세라


C

세라 : 아, 헥토르님

헥토르 : 응?

세라 : 뭔가 제게 할 말이
있지 않으신가요?
자자,
사양하지 말고요.

헥토르 : ?
무슨 소리야?

세라 : 정말! 고맙다고
말씀 안 해 주실 거예요?

헥토르 : 내가 왜?

세라 : 왜냐니요, 헥토르님께서
제게 말씀하셨잖아요.
넌 오스티아에서
집을 지키고 있으라고요.

헥토르 : 그랬지.

세라 : 하지만 마음씨 착하고 눈치가 빠른 데다
유능한 저는
헥토르님을 생각해서
따라나왔답니다!
「고맙다」라고 말하는 것도 괜찮고
양손에 가득 보석을
주시는 것도 괜찮다구요?

헥토르 : 명령 무시를 칭찬하라고?
솔직히 네가 옆에 있으면
싸우기 힘든데...

세라 : 정말!
또 그렇게 매정하게 말하시네요!
헥토르님은 알고 계세요!?

헥토르 : 뭘?

세라 : 이 부대엔 시스터가
저밖에 없다구요?

헥토르 : 그래, 그러고 보니
확실히 그렇긴 하네.
누가 대신 맡아 주면
좋겠는데 말이지...

세라 : 너무해!
그렇게 짓궂게 말하지 말라고 했죠!
제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
어쩌려고 그러세요!?

헥토르 : 아니, 나름
솔직하게 말한 건데...


B

헥토르 : 저기, 세라
엘리민교의 지팡이는
신앙심이 없어도 쓸 수 있는 거야?

세라 : ?
앗! 지금 에둘러서
절 욕하신 거죠!

세라 : 정말! 왜
그런 말을 하시는 거예요!
매일 밤 제가 베개를
눈물로 적시는 줄도 모르시죠!!

헥토르 : ...상상하기 어려운걸.

세라 :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
고귀하고 섬세하다고 했잖아요!
헥토르님은
어차피 모르시겠지만
저, 이래 봬도
귀족 태생이거든요!

헥토르 : 호오?
내가 모른다면
리키아 제후의 먼 친척인가?

세라 : 아뇨, 유서 깊은
에트루리아의 백작가랍니다.

헥토르 : ...잠깐, 사실이야?

세라 : 당연히 사실이죠.
그러니까 사실은 저를
세라님이라고 불러야 한다구요.
하지만 헥토르님이니까
특별히 용서해 드리고 있는 거예요!

헥토르 : 별로 상상은 안 가지만,
뭐 그렇다는 거지?
그래서, 어디 백작가인데?

세라 : 그게... 실은
저도... 잘 몰라요.

헥토르 : 뭐어?

세라 : 가문이라든가 상속이라든가,
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...
부모님은 아기인 저를
수도원에 맡기기로 하셨거든요.
그러니까 무슨 이름의 백작인지,
부모님은 어떤 분이신지는 모르지만...
그래도 엄청 상냥하시고
아름다우실 게 틀림없어요!

헥토르 : 만난 적도 없는데 말이야?

세라 : 왜냐하면 태어난 아이가
저인걸요!!
당연히 부모님의 아름다움도
상상 가시죠?
헥토르님?
제대로 듣고 계세요!?


A

헥토르 : 저기, 세라.
네가 있던 수도원은
오스티아에 있었지?

세라 : 그, 그걸...
왜 물어보시는 거예요?

헥토르 : 아니, 오스티아 영내에
지금 남아 있는 수도원이라면
형님이 작위를 계승했을 때에
설립된 곳밖에...

세라 : !

헥토르 : ...역시 그곳인가.

세라 : ...그, 그래요.
전쟁으로 친족을 잃은 아이,
가난한 마을에서 팔린 아이...
그런 애들까지
수도원에... 있어요.

헥토르 : ...나도 한 번만 위로차 방문했는데
지독한 꼴이었지...
형님이 원조 자금을 대고 나서는
조금은 나아진 모양이지만...

세라 : 화, 확실히 그랬죠...
먹을 것도 거의 없고,
추운 겨울에는 난로에 지필 땔감도
담요 하나도... 없었지만...
그래도 전 괜찮았어요!
그야, 그런 건
지금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었으니까!!

헥토르 : 야, 잠깐!
진정해!!

세라 : 저는 정말로 에트루리아
백작가의 피를 이었단 말이에요!
집안 사정으로 지금은
만날 수 없는 것뿐이라구요!!
하지만 언젠가... 분명 언젠가,
진짜 부모님이 저를
데리러 오실 거예요!

헥토르 : ......

세라 : 아빠도 엄마도
정말로 착한 사람이고,
수도원에 있는 저를
계속 따뜻하게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...
바, 반드시...
그럴 거라고요...

헥토르 : 세라...

세라 : 뭐, 뭔가요!?
그런 얼굴 하지 마세요!
정말이니까요!
정말로 저는...

헥토르 : 알았어...
알았으니까, 이제 됐어.
더 울지 마.
아무도 네 얘기를
의심하지 않으니까.

세라 : 그, 그런 건
알고 있거든요.

헥토르 : 그래.

세라 : ...저, 이만 가 볼래요.
누가 다치진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니까요!

헥토르 : 세라!
뭔가 고민거리가 있다면
나나 오즈인하고 상담해 줘.
부모님이 데리러 오기 전까지 우린
가족이나 다름없는 관계니까.

세라 : !!

헥토르 : 그럼, 가 볼까.

세라 : ...제 가족 치고는
꽤나 누추하지만...
...뭐, 너그럽게 봐주는 것도
괜찮겠네요...
.........